논문
원효(元曉)의 화쟁사상(和諍思想)과 회통(會通)의 정치이념(政治理念)
저자 : 최민자 ISBN : 1229-506X
발행기관 : 한국정치학회 발행년도 : 1995.05
간행물 : 한국정치학회보 권·호 : 제28집 / 제2호
페이지 : 57-80
첨부파일
첨부아이콘 元曉의 和諍思想과 會通의 政治理念.pdf
소개
목차
【논문요약】
Ⅰ. 서론(序論)
Ⅱ. 원효(元曉)의 대승적(大乘的) 논리관(倫理觀)
Ⅲ. 화쟁(和諍)의 사상(思想)과 그 방법(方法)
Ⅳ. 일체유심조사상(一切唯心造思想)과 회통(會通)의 정치이념(政治理念)
Ⅴ. 결론(結論)
초록
元曉大師는 그의 「十門和諍論」에서 모든 事物의 근본적인 本性이 言語의 영역을 초월해 있는 까닭에 相對的인 槪念들에 偏着하여 그것들을 絶對化하는 오류를 범해서는 안된다고 하고, 萬物의 交織性과 相互依存性을 직시하므로써 우리의 마음이 순수하게 大乘 즉 一心에 契合되어질 때 비로소 그가 말하는 ‘無理之至理 不然之大然’의 경계에 이를 수 있는 것으로 보았다. 또한 「金剛三味經論」에서는 그의 사상의 본질을 ‘離邊非中’이라는 말로 압축하므로써 그의 和諍의 논리가 二分法的인 思惟體系를 초월하여 하나의 眞理를 드러내는데 주안점을 두고 있음을 천명하고 있는데, 이는 곧 그의 和諍思想의 논거가 統一과 平等의 원리라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라 하겠다. 그는 당시 新羅 社會의 宗派主義的 現實을 개탄하여 최고의 德을 無諍으로 삼고, 社會政治的 分裂相과 對立相을 극복하고자 和諍總和의 精神을 진작시키므로써 명실공히 三國統一의 思想的 支柱가 되었다. 이러한 元曉의 和諍思想이 오늘날 南北韓分斷體制에 시사하는 바는 실로 크다. 그의 和諍論은 우리 민족이 時代的 思想的 桎梏에서 벗어나 민족주의 본래의 統合的 機能을 회복하게 하므로써 한국민족주의가 진정한 歷史發展의 動力이 될 수 있게 할 것이다. 그것의 비밀은 一心에 있다. 그는 이 一心이 일체의 世間法과 出世間法을 다 포괄한다고 하여 이 하나인 마음의 根源性ㆍ包括性ㆍ普遍性을 강조하고, 또한 온전히 하나가 된 眞如한 마음은 圓融會通의 主體요 和諍의 主體인 까닭에 일체의 功德의 근원이 되며 平和와 幸福의 원천이 되는 것으로 보았다. 그가 ‘歸一心源’을 설파한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그런데 眞如를 따르는 信心 그 자체는 完德의 實踐이 수반되어질 때 비로소 완전해질 수 있는 것으로 여기서 그는 계율조목이나 강조하는 형식적인 實踐 倫理의 차원이 아닌 大乘 倫理의 차원에서 布施ㆍ持戒ㆍ忍辱과 같은 如實修行의 필요성을 강조한다. 「大乘起信論」에서는 주로 이 一心에 대한 해명을 목적으로 眞如門과 生滅門의 二門을 설정하여 一心二門으로 如來의 근본 뜻을 해석하고 信心을 일으켜 修行하게 하고 있는 바, 여기서 그는 ‘心體無二’라 하여 마음의 生滅이 無明에 의해 이루어지고 또한 生滅하는 마음은 本覺을 따라 이루어진다고 하여 「大乘起信論疏」에서는 眞如門 가운데 大乘의 本體가 있고 生滅門 가운데 本體와 俗性과 作用이 있다 하여 바로 이 一心에 의거하여 大乘의 뜻이 나타난다고 하고 있다. 마찬가지로 「大乘起信論別記」에서도 그는 心生滅에 대한 해석에서 ‘非無而非有 非有而非無也’라고 하여 染ㆍ淨의 성품에 집착함은 모두 망상이며, 그것을 떠나게 될 때 후에 모든 功德을 이룩하게 된다고 하고 있다. 그리하여 그는 染과 淨, 動과 靜, 眞과 俗, 空과 色, 理와 事, 一과 多 풍의 相互對立하는 범주들을 體와 用이라는 불가분의 관계로 분석하므로써 和諍會通시키고 있다. 이와 같이 그의 사상은 모든 異諍을 和解하고 諸說을 會釋疏通하는 독특한 技法과 論理를 전개시키고 있다. 종합하면, 그의 사상에는 古今을 통하고 歷史를 초월하며 民族과 宗敎의 벽을 뛰어 넘는 普遍性이 있다. 비록 그의 주제와 용어가 佛敎的이긴 하지만 일체의 他義가 모두 佛義인 것으로 본 것이나, 人間의 本質的인 문제를 다룬 점에서 능히 佛敎의 테두리를 넘어선 것이라 하겠다. 그의 사상이 時空을 초월하여 오늘의 우리에게 깊은 감동으로 와 닿는 것은 아마도 高僧이면서 居士였고 위대한 思想家이면서 實踐家였던 無碍道人으로서의 그의 實存的 體驗이 그 속에 용해되어 흐르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이러한 元曉의 和諍會通의 이념은 해방 이후 반세기가 다 되도록 여전히 思想的 桎梏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우리에게 標月之指, 즉 眞理의 달을 가리키는 손가락으로 다가서고 있다. 이제 우리는 二分法的인 생각을 초월할 수 있는 하나의 마음 뿌리에로 돌아가야 할 것이다. 歷史의 終焉이 아니라 和諍會通의 이념이 용해되어 흐르는 새로운 歷史의 시작을 우리는 준비해야 할 것이다.
다음글 : 우리나라 고대 불교의학의 한 단면
이전글 : 저술(著述)을 통해서 본 원효(元曉)의 사상(思想)